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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산유동화증권 발행이 늘어날 때 신용시장에 나타나는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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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산유동화증권 발행이 늘어날 때 신용시장에 나타나는 변화

특정 자산을 기초로 한 유동화증권 발행이 눈에 띄게 늘었다는 뉴스가 나오면, 이것이 단순히 자금조달 수단이 다양해졌다는 좋은 소식인지 아니면 신용시장에 위험이 쌓이고 있다는 경고인지 판단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실제로 발행 증가의 내용을 자산 종류별, 신용등급별로 뜯어보면, 같은 ‘증가’라는 현상 안에서도 시장이 건강해지고 있는 신호와 위험이 누적되고 있는 신호가 동시에 섞여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자산유동화증권 발행이 늘어날 때 신용시장에서 실제로 어떤 변화가 일어나는지 살펴보겠습니다.

자산유동화증권이란 무엇이고 발행 증가는 무엇을 의미하는가

자산유동화증권(ABS)은 자동차 할부금, 신용카드 채권, 학자금 대출, 항공기 리스료 같은 미래의 현금흐름을 한데 묶어 이를 담보로 발행하는 증권입니다. 발행사 입장에서는 개별 대출채권을 직접 보유하는 대신 이를 유동화해 자금을 조기에 회수하고 새로운 대출을 다시 실행할 수 있는 재원을 확보하게 됩니다. 따라서 ABS 발행이 늘어난다는 것은 그만큼 기초자산이 되는 대출이나 리스 시장이 활발하게 돌아가고 있다는 신호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그 기초자산의 위험을 시장 전체로 재분배하는 규모가 커지고 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최근 발행 증가의 실제 내용, 자산군별로 엇갈리는 흐름

2026년 상반기 미국 ABS 시장의 발행 규모는 약 1678억 달러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16% 늘었는데, 이 증가의 내용을 자산군별로 뜯어보면 흥미로운 변화가 확인됩니다. 실제로 데이터센터를 기초자산으로 한 ABS 발행이 31% 늘었고, 항공기 ABS는 138%, 학자금 ABS는 146% 급증한 반면, 전통적인 소비자 신용의 대표 격인 신용카드 ABS는 오히려 34% 줄었습니다. 이는 자금조달의 중심이 전통적인 소비자 대출에서 인공지능 인프라 투자와 관련된 데이터센터, 항공기 같은 새로운 자산군으로 옮겨가고 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같은 기간 대출담보부증권(CLO) 발행은 690억 달러로 전년 대비 32% 줄었지만, 그 안에서 중소기업 대출을 기초로 한 중간시장(MM) CLO 비중은 전체의 약 21%까지 늘어나며 상대적으로 위험이 더 큰 대출로 유동화의 초점이 옮겨가는 흐름도 함께 나타났습니다.

신용 차별화, 우량 트랜치로 쏠리는 수요

발행 규모가 늘어나는 동시에 신용시장 내부에서는 등급별 선호가 뚜렷하게 갈리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실제로 최근 시장에서는 투자자 수요가 신용도가 가장 높은 선순위 트랜치에 집중되는 반면, 대출 자산의 질 저하 우려가 불거진 중간 등급 부채에서는 스프레드가 확대되는 모습이 관찰됩니다. 이는 시장 전체의 발행 규모만 보고 신용시장이 전반적으로 건강해지고 있다고 단순하게 판단하기 어렵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발행이 늘어나는 동시에 그 안에서 투자자들이 어떤 등급, 어떤 자산군을 선별적으로 선호하고 기피하는지를 함께 살펴봐야 실제 신용시장의 상태를 정확히 읽을 수 있습니다.

위험 신호로 지목되는 부분, 사모대출과 은행의 숨은 노출

최근 신용시장에서 특히 우려의 시선을 받는 부분은 사모대출 기반의 유동화입니다. 사모대출 시장 규모는 2014년 5000억 달러에서 2023년 2조 1000억 달러로 급증했고, 2028년에는 3조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는데, 이 시장을 기초로 한 CLO 발행액도 최근 사상 최대인 420억 달러를 기록했습니다. 더 주목할 부분은 이런 유동화 구조를 통해 원래는 이 시장에 직접 투자하지 않았을 대형 은행들까지 자금을 대게 되는 경로가 만들어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실제로 미국 10대 은행의 비은행금융기관(NBFI) 대상 대출은 2015년 3200억 달러에서 2024년 10월에는 1조 7000억 달러까지 늘었는데, 이는 저신용 중소기업 대출이 신용평가 검증이 상대적으로 부실한 상태로 증권화되면서 대형은행의 대차대조표까지 위험이 전이되는 구조가 커지고 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실제로 최근에는 일부 중소기업이 같은 담보를 중복으로 제공하고 대출을 받은 사기 사례까지 적발되며, 이런 우려에 더욱 힘을 실었습니다.

역사적 교훈, 2007년 서브프라임 사태가 남긴 경고

이런 흐름을 지켜보는 시장 참가자들이 예민하게 반응하는 이유는 과거의 사례 때문입니다. 2007년 8월 프랑스 최대 은행 BNP파리바가 서브프라임 부실을 이유로 자사의 자산유동화증권 펀드 세 곳에 대한 환매를 일시 중단한 사건은, 이후 벤 버냉키 당시 연준 의장이 관련 손실을 최대 1000억 달러로 추산할 만큼 확대된 글로벌 신용경색의 초기 신호였습니다. 실제로 이 사건 이전까지는 서브프라임 모기지를 기초로 한 유동화증권 발행이 계속 늘어나며 시장이 활황을 누리는 것처럼 보였지만, 그 이면에서는 기초자산의 질이 서서히 악화되고 있었고, 이 악화가 시장에 드러나는 순간 유동화 구조 전체가 급격하게 얼어붙었습니다.

투자자가 이 변화를 어떻게 읽어야 하는가

자산유동화증권 발행 증가라는 하나의 숫자만으로 신용시장의 상태를 단순하게 좋다 나쁘다로 판단하기는 어렵습니다. 발행이 어떤 자산군에서, 어떤 신용등급에서 늘어나고 있는지, 그리고 그 유동화 구조를 통해 어떤 새로운 투자자군(특히 대형 은행 같은 시스템적으로 중요한 기관)까지 위험이 흘러 들어가고 있는지를 함께 살펴보는 것이 필요합니다. 특히 신용 차별화가 뚜렷해지면서 특정 등급이나 자산군에서 스프레드가 유독 벌어지는 조짐이 보인다면, 이는 겉으로 드러난 발행 규모의 증가와는 별개로 신용시장 내부에서 위험에 대한 재평가가 이미 시작되고 있다는 신호로 받아들일 필요가 있습니다.

acam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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