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물시장 콘탱고와 백워데이션, 방향에 따라 전략이 달라지는 이유
선물시장 콘탱고와 백워데이션, 방향에 따라 전략이 달라지는 이유
선물 투자를 하다 보면 ‘콘탱고’와 ‘백워데이션’이라는 용어를 자주 마주치게 됩니다. 단순한 시장 상태를 나타내는 용어처럼 보이지만, 실제로 이 두 상태 중 어느 쪽에 있느냐에 따라 같은 방향으로 베팅하더라도 수익률이 크게 달라질 수 있습니다. 실제로 원유 선물 관련 상품의 과거 흐름을 살펴보면, 기초자산 가격 자체는 큰 변화가 없었는데도 선물 곡선의 모양 때문에 투자자들이 손실을 본 사례를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습니다. 콘탱고와 백워데이션이 왜 전략을 바꿔야 할 만큼 중요한 개념인지 짚어보겠습니다.
콘탱고와 백워데이션, 선물 곡선의 두 가지 모습
선물 가격은 만기가 다른 여러 계약이 동시에 거래되는데, 이 계약들의 가격을 만기 순서대로 이어 그리면 하나의 곡선이 만들어집니다. 만기가 먼 계약일수록 가격이 더 높게 형성되는 상태를 콘탱고라고 하고, 반대로 만기가 먼 계약일수록 가격이 더 낮게 형성되는 상태를 백워데이션이라고 합니다. 콘탱고는 주로 보관비용, 금리, 향후 공급 증가 기대 등이 반영될 때 나타나고, 백워데이션은 당장의 공급 부족이나 수요 급증으로 근월물이 원월물보다 귀하게 거래될 때 나타나는 경향이 있습니다.
콘탱고 시장에서는 롤오버 비용이 수익을 갉아먹는다
선물은 만기가 있는 상품이기 때문에, 만기가 다가온 근월물을 팔고 다음 만기의 원월물로 갈아타는 롤오버를 거치며 포지션을 계속 유지해야 합니다. 콘탱고 상태에서는 원월물 가격이 근월물보다 높기 때문에, 롤오버를 할 때마다 상대적으로 싼 근월물을 팔고 비싼 원월물을 사게 되어 일종의 비용이 지속적으로 발생합니다. 실제로 2020년 국내 원유 선물 연계 상품 투자자들이 겪었던 혼란도 이와 관련이 깊은데, 당시 콘탱고가 극심해지면서 롤오버 비용이 순자산가치를 계속 깎아먹었고, 일부 종목은 실제 가치와 시장가격의 괴리율이 1000%에 달할 정도로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즉 콘탱고 국면에서는 기초자산 가격이 제자리이거나 소폭 올라도, 롤오버 비용 때문에 장기 보유 상품의 수익률은 기초자산 등락률에 못 미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백워데이션 시장에서는 롤오버가 오히려 수익을 더해준다
반대로 백워데이션 상태에서는 근월물이 원월물보다 비싸게 거래되기 때문에, 롤오버를 할 때 비싼 근월물을 팔고 상대적으로 싼 원월물을 사게 되어 오히려 추가 수익(포지티브 롤 야일드)이 발생합니다. 이 때문에 같은 상승 전망을 가지고 있더라도, 시장이 백워데이션 상태일 때 장기 보유 전략을 취하는 것이 콘탱고 상태일 때보다 유리한 경우가 많습니다. 실제로 공급 차질이나 수요 급증으로 백워데이션이 뚜렷하게 나타난 구간의 선물 연계 상품 수익률을 살펴보면, 기초자산 상승분보다 오히려 더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 사례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콘탱고·백워데이션에 따라 전략을 다르게 가져가야 하는 이유
이런 구조적 차이 때문에 같은 방향을 예상하더라도 실행 전략은 시장 상태에 따라 달라져야 합니다. 콘탱고 국면에서 상승에 베팅하고 싶다면, 롤오버 비용이 누적되는 장기 보유형 상품보다는 만기가 가까운 근월물을 직접 매매하거나 롤오버 주기를 최소화하는 방식이 유리합니다. 반대로 백워데이션 국면이라면 롤오버 자체가 수익에 도움이 되므로, 장기 보유형 상품이나 지수 추종형 선물 상품을 활용해도 큰 무리가 없습니다. 콘탱고와 백워데이션을 구분하지 않고 상품을 선택하면, 방향 예측이 맞았는데도 곡선 구조 때문에 손실을 보는 결과가 나올 수 있습니다.
곡선의 모양 자체가 시장의 심리를 보여주는 신호이기도 하다
콘탱고와 백워데이션은 투자 전략을 정하는 기준일 뿐 아니라, 시장이 해당 자산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신호이기도 합니다. 백워데이션이 깊어진다는 것은 시장이 당장의 공급 부족이나 수요 강세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는 뜻이고, 콘탱고가 깊어진다는 것은 반대로 향후 공급 증가나 수요 둔화를 예상하고 있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원자재 시장에서는 재고 데이터나 수급 전망이 발표될 때마다 콘탱고와 백워데이션 폭이 함께 움직이는 모습이 나타나는데, 이 곡선의 변화를 꾸준히 추적하는 것만으로도 시장의 방향성 변화를 조금 더 먼저 감지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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